유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집단무의식 : 내 속에 있는 과거의 흔적 본문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은 인간의 의식을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융은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따르던 학자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심리학 이론의 중요성을 느끼고 두 이론을 통합하기 위해 연구하여 만들어낸 것이 분석심리학입니다.
융은 프로이트와 함께 모든 개인은 개인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대중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의식과 함께 무의식도 존재함을 알리게 됩니다. 개인의 무의식은 특정한 시기의 경험, 마음에는 남아있지만 잊힌 기억, 감정, 감각적인 정보들이 정보화되어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반면에 집단 무의식은 개인이 삶을 살아가면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것들은 한 번도 인식된 적 없으며, 신체적으로 경험한 것도 아닌 데다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이라 표현합니다. 집단 무의식은 나의 조상, 초대 인류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전승되어 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집단 무의식은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간과 인간이 아닌, 다른 종과 구별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고도 조언합니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전승할 수 있고, 전승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진화 생물학, 문명의 역사, 민족학, 뇌 및 신경계의 발달 등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심리학적 발달의 분야를 포괄합니다.
융은 "보라색 바깥에는 자외선이 있다. 이들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삶과 세상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라고 하였습니다. 융은 인간의 정신도 빛과 마찬가지라고 보았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며,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의식은 나의 생각과 나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무의식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기에 융의 이론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없어서 신뢰도가 떨어져보입니다.
그럴 때 적절한 예시가 있다면 좀 더 신뢰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융의 이론을 뒷받침할만한 예시로 판타지와 종교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술과 과학이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좋아하는 이야기는 신과 악마가 서로 대립하며 세상을 지배하고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나, 검과 마법이 과학보다 더 우세하는 판타지 세계를 선호합니다. 대인기를 누리는 게임 속 세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술과학을 배경으로 한 게임도 있지만 대부분 마법을 쓰고, 모험을 떠나는 신화 속 판타지 세계관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험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종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종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부여받는 신념의 하나입니다. 종교마다 교리, 행동, 가르침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선함을 우선합니다. 또한 이것은 강요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교의 가르침을 따르고 믿으며 올바르게 행동하려 합니다. 이런 믿음은 어찌 보면 허황된, 의미 없는 믿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융은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환상에 매달려 있다면, 그것은 '심리적 진실'로 보야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그 환상은 우리의 삶과 행동을 주무르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판타지와 종교에 이끌리는 걸까요? 이제 융의 이론이 설득력 있게 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융은 그 이유를 집단 무의식으로 설명합니다. 융에 따르면, 우리가 판타지와 종교에 이끌리는 이유는 우리의 조상으로부터 영적인, 정신적인 어떤 것을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조상으로부터 육체를 물려받았습니다. 융은 우리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물려받아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종교 같은 것에 이끌리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떤 가르침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야 하는지 등 기준이 되는 모델이 있으며, 이를 원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원형은 집단 무의식에 속해있다고 말합니다.
원형은 보편적이고 집단적이며 선험적인 심상입니다. 원시적인 심리가 갖고 있는 본능적 데이터로 개인에 의해 창조되지 않으며 처음부터 영원히 존재하는 어떤 것입니다. 융은 원형을 설명하기 위해 페르소나, 아니마,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 등을 이용하여 인간의 심리를 설명합니다. 융은 '우연의 일치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어떤 믿음에 대해 귀를 기울이거나, 믿지 않으며 불안해하거나, 오늘의 운세를 보고, 띠별 운세를 보며 점집을 찾아가 사주를 보고 하는 등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융의 이론이 굉장히 신빙성 있게 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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