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에게 놀이활동이 꼭 필요한 이유

 

물놀이 < 출처 : 픽사베이 >

 

아동들은 놀이를 통해서 경험하고 생각하며 표현하고 반응한다. 아동은 태어나서 외부의 요구를 수용하며 적응하는 동안 본성적인 것과 갈등을 빚게 된다. 자신의 본능과 외부의 요구의 충동으로 본능이 충족되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로저스는 아동의 행동은 자기 자신에 대한 개념과 일치하지 못할 때 긴장과 부적응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아동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행동이 경직되게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아동에게 놀이는 내부의 욕구를 외부의 대상에 상응시키는 활동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아동기에 충분한 놀이를 하지 못한 아이는 이후 놀이에 대한 관심과 집착이 많아져서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학생인 A군은 게임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일 때 친구들과 처음으로 컴퓨터 게임을 접해본 그는 굉장히 즐겁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집에 컴퓨터가 없었던 시기라 그는 매일매일 학교에 가는 것이 즐거웠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방과 후 컴퓨터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나면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에는 수업시간에 성실히 공부하고, 학습부진도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에 관심이 없고, 수업 진도를 따라오지 못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4학년이 되었을때에는 학습부진으로 매일 방과 후에 교실에 남아 선생님의 추가 학습지도수업을 들어야 했다. 학습지도로 인해 방과 후 컴퓨터 수업을 늦게 듣는 반으로 시간 조정을 하였고, 컴퓨터 수업 후 컴퓨터를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줄어들자 A군은 점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2학기부터는 담임교사의 설득과 부모님의 잔소리, 약간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담임교사에게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않고 컴퓨터실로 뛰어가곤 했다. 처음에는 컴퓨터 선생님의 설득과 컴퓨터 수업 후 자유시간을 많이 주겠다는 것으로 담임교사에게 학습지도를 받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채 1달이 끝나기도 전에 학습지도 수업을 거부하고, 도망치기 시작했으며, 담임교사는 매일 A군을 쫒아다니느라 힘겨워했다.

 

5학년이 되었을때에는 부모도 A군을 포기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학습부진으로 방과 후 학습부진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가정통신문을 보내도 신청하지 않았고, 부모님이 스스로 A군의 학습을 지도하거나 챙기지도 않았다고 한다. A군은 방과 후 컴퓨터 수업도 듣지 않았고, 이제는 피시방에 가서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만 했다. 성적이 나빠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6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어서도 게임에만 관심을 보이는 그는 이제 등교마저 잘하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밥도 먹지 않고 피시방으로 간다. 컵라면을 먹으며 하루 종일 게임만 한다.

 

A군에게 게임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게임을 하면 재밌고, 캐릭터가 레벨업을 할 때마다 자신도 세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게임 속 세상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러움을 보이고 의지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치있는 사람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부모님에게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해 물었을 때 부모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일을 해야 해서 A군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짧았다고 했다. 그가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어도 사주지 못했고, 놀이공원 같은 곳에 가고 싶어 했지만 주말에도 일을 하느라 다녀온 적이 없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A군이 자라서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이제 알아서 잘 놀겠거니, 하겠거니 싶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아기에 경험하는 놀이는 심신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위 사례처럼 어린나이에 충분히 놀이하지 못하면 성장한 이후 놀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A군처럼 장난감이 갖고 싶다거나, 놀이공원에 가보고 싶다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갖고 싶어 하는 장난감은 사주지 못하더라도, 다른 장난감 또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장난감으로 재밌게 놀 수 있다. 놀이공원이 아니라 근처 놀이터 또는 공원에서 그네를 타거나 미끄럼틀을 타며 놀 수도 있고, 비눗방울을 불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놀이는 아동의 전인적 발달을 이끌어가는 수단이다. 또한 아동의 전체성을 반영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유아기에 놀이 활동이 결핍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개인생활과 사회생활에 알 수 없는 결핍을 느낄 수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