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로웬펠드의 모래놀이 심리치료 본문
모래놀이 심리치료의 기본 가정은 안정된 공간 안에서 자신의 정신적 자기 치유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손상된 모성 이미지를 치유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는 마치 자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래놀이 심리치료는 창조적 퇴행을 장려한다. 어린아이는 물론 자기주장과 욕심이 강한 청소년과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무감각해진 중년, 남사스러운 것이라며 부끄러워하는 노인에게 즐겁고 행복한 퇴행의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창조적 퇴행은 자기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래놀이는 인간 정신의 통합성을 이루려는 표현예술활동이라 부를만하다. 와인립(Weinrib)은 모래놀이 심리치료의 이러한 점을 자기(Self)가 배열되고 활성화되게 하며 상처 받은 자아(Ego)가 치유되고 심리적 재탄생을 도와 내면의 아이가 회복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인간의 무의식 깊은 곳에는 적절한 조건이 주어진다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정신에 자율적인 경향성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율성은 개인의 발달적 요구를 충족시키며 정서적 삶에 참여하도록 도와주는 표현의 미학이라고 볼 수 있다.
모래놀이 심리치료의 근원의 시작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인 나바호(Navajo)족의 치유의식으로 볼 수 있다. 나바호족은 모래그림을 그리고 난 뒤 의식을 치르는데, 물 또는 바람으로 모래그림을 날아가게 했다. 이러한 의식은 그림을 그린 사람의 내면의 병이 우주로 날아가 마음의 병이 모두 치유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러한 나바호족의 치유 의식은 모래상자에 모래와 피규어로 모래놀이 또는 모래작품을 만들어 내담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상처 받은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치료하는 모래놀이 심리치료와 매우 닮아있다.
모래놀이 심리치료는 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로웬펠드(Lowenfeld)에 의해 1929년부터 시작된 오래된 심리치료기법이다. 당시의 로웬펠드는 모래놀이를 세계놀이(World Play) 또는 세계 기법(World techniq-ue)이라 불렀으며, 주로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로웬펠드는 아동의 정신이 성인과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을 통한 접근은 아동의 마음과 경험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아동의 마음 본질에 닿을 수 없다고 보았다. 아동은 성인에 의한 해석과 전이의 과정이 없어도 시각, 촉각과 같은 신체 감각 매체로 아동의 감각 요소를 자극하면 자신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래서 로웬펠드는 사고의 전체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를 찾고자 했던 것이다. 의학 치료를 주로 하던 그녀는 1920년 후반에 심리치료로 방향을 바꿨고, 아동의 내적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도구를 찾았다. 그것이 바로 모래놀이이다. 로웬펠드는 불행한 어린 시절 경험과 병약했던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어머니의 죽음, 전쟁 기간의 의료적인 일 등을 겪었는데 이러한 경험은 그녀를 아동의 내적인 삶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그녀는 자신이 불우한 시절을 극복했던 경험을 떠올리다 아동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작은 장난감이 유용하며 이것이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도구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그녀는 'Wonder Box'라고 부르는 상자 두 개에 하나는 물을 채우고, 하나는 모래를 채운 뒤 작은 장난감과 물감, 색종이 등으로 놀이하는 방법을 만들었다. 아동들은 이것들을 세계(World)라고 불렀다. 이것이 '세계 기법'이라 부르게 된 계기가 되었다.
클라인(M. Klenin)은 아동정신분석가로 로웬펠드에게 영향을 준 학자이다. 클라인은 '작은 세계(Little World)'라는 놀잇감을 사용한 최초의 놀이치료자이다. 멜라니 클라인은 여섯 살 이하 아동을 분석하는 수단으로 주로 놀이 활동을 사용했다. 그녀는 아동의 환상, 불안, 방어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놀이를 활용했는데, 놀이를 매체로 활용하면 아동을 자극하거나 격려하기에 효과적이라서였다. 그녀는 거의 모든 놀이에 상징적 의미나 성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래놀이 심리치료를 하는 동안에는 모래상자를 만지고 꾸미는 과정 모두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과정을 모두 보는 것 자체가 내담자의 무의식 탐색의 시작이며 치료를 위해 내담자를 이해하는 과정이자 맥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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