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회학적에서의 가족생활주기

최근의 가족 상담자는 가족생활주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각 발달단계에서 요구되는 개인의 발달과제가 달성되느냐의 여부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점은 정신분석학처럼 출생부터 약 5~6세까지를 의미하는 형성기가 이후의 인생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결정론적 관점과는 다르다. 인간의 정신적 성장 가능성에 대하여 보다 낙관적이며 희망적인 인생관을 제공하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즉, 가족생활주기의 관점은 종래의 발달론적 관점에 성인기 이후 노년기 시기까지 인간의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인 변화를 그 이전의 발달 과정과 연결하여 보겠다는 관점이다. 이 관점은 지금까지의 관점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인간의 인생을 바라보겠다는 뜻이다.

< 출처 : 픽사베이 >

각 개인에 관한 생활주기 이론을 토대로 가족상담영역에 가족생활주기의 관점이 생겨났기에, 가족생활주기 과정에 대한 이해는 물론 각 개인의 생활주기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오히려 개인의 발달과정과 발달과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개인의 발달 주기에도 가족생활주기의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발달과제처럼 어떤 사회가 개인과 가족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오래된 과거의 사회처럼 사회의 변동이 적고 안정되어 전통적인 가치관이나 생활양식이 고정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개인과 가족이 거의 유사한 가치관이나 신념, 사회적응 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생활주기를 갖고 지켜나가는 것이 비교적 쉬운 편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그렇지 않다. 하루하루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라 사회의 변동이 매우 크고 불안정하다. 또한 교통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전 세계가 더 가까워짐에 따라 다른 문화와의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이 자신이 어린 시절에 형성한 가치관이나 생활양식에만 근거하여 개인의 삶을 설계하여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하였다. 특히 이러한 인생설계는 청년기에 맞이하는 급격한 변화는 물론 성인기와 노년기에도 경험하게 되는 많은 변화와 상황에 적응하기 어렵다. 사회의 변화 속도와 불안정한 수준만큼 개인 역시 빠른 변화와 빠른 적응력을 요구받고 있다. 즉, 개인의 생활주기 속에도 다양한 가치관이나 생활양식이 존재하길 사회로부터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각 단계에서 달성해야 하는 발달과제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개개인의 생활주기는 영유아기에서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 청년기, 성인기, 중년기, 장년기, 노년기 등의 과정을 따라 시간적 변천을 보여준다. 이와는 달리 가족생활주기의 경우에는 결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고 그 가족이 노화해 가는 과정까지 시간적 변천에 따라 나뉘어진다.

가족생활주기를 중심으로 한 가족상담의 연구는 대부분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Zilbach는 1960년대 정신분석적 입장에서 '가족 발달(family development)'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이미 가족을 한 단위로 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일어나는 가족 발달은 가족 내의 각 개인의 발달과는 별개의 특수한 작은 단위의 발달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가족 발달이란 가족이 일정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전체로서 이미 정해진 어떤 발달단계에서 다음의 예기된 단계로 전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발달의 개념보다는 생활주기에 가깝기 때문에 구분하여 불러야 한다고 했으며 이를 6단계로 나누었다. 이와 같은 가족생활주기를 규정하는 기본적 요인에는 결혼, 첫아이의 출생, 첫아이의 사회참여, 막내 아이의 사회참여와 가족기능의 축소, 부모 자녀관계의 새로운 재구성, 첫아이의 결혼과 독립, 막내의 결혼, 별거, 부모의 조부모화 등이 있다.

1948년 R. Hill과 E. Duvall이 가족을 각 구성원의 개별적 생활주기의 집합으로 취급하였다. 그들은 가족이 이와 같은 집합 안에서 상호 의존적인 관계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가족생활주기에 관한 역사적 흐름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가족 안에서 청소년, 성인, 노년 3세대의 각각의 발달과제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1950년대 Duvall은 결혼, 출산, 자녀의 성장, 죽음 등으로 가족의 수가 늘거나 줄어드는 것을 중심으로 가족생활주기를 8개의 단계로 나누었다. 이러한 단계를 보다 세밀하게 나눈사람으로 Rodgers가 있으며 그는 여러 명의 자녀가 보이는 성장과정을 조합하여 가족생활주기를 24단계로 구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