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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가 들려주는 이야기

심신의 관계로 풀어보는 '정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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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의 관계로 풀어보는 '정서'

_윰윰 2022. 1. 27. 08:21

불교의 궁극 경지인 해탈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을 ‘부정적 정서’라 부르고 도움이 되는 ‘정서’를 ‘긍정적 정서’라 부른다. 해탈은 ‘번뇌’가 사라진 경지이므로 치유의 목적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대승불교 유식학에서는 수행에 도움이 되는 ‘선심소’[신(信)・정진(精進)・참(慚)・괴(愧)・무탐(無貪)・무진(無瞋)・무치(無癡)・경안(輕安)・ 불방일(不放逸)・행사(⾏捨)・불해(不害)]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에는 ‘번뇌’로 가득 차 있지만, ‘번뇌’를 소멸하는 힘인 선한 마음의 작용 또한 존재한다는 생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선심소(善⼼所)’는 해탈에 이르는 데 도움이 되는 ‘정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도거’와 ‘혼침’은 ‘번뇌’로서 해탈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부정적 정서’가 된다. 수행자들은 명상을 시작할 때 들뜨는 마음이 올라오는 현상을 느낄 수 있는데 이때 ‘도거’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슬픈 마음이나 의욕이 저하되는 마음이 일어날 때 ‘혼침’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이 ‘혼침’이 계속되면 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도거’와 ‘혼침’은 수행을 하는 동안에 생기는 ‘선병(禪病)’으로도 알려졌다(김종두, 2016).

‘선병’은 수행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은 대부분 ‘도거’ 아니면 ‘혼침’과 같은 양 극단으로 마음이 쏠릴 때가 많으므로, 수행자는 이 두 가지 극단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혼침’은 깨어 있는 마음으로 다스려야 하며, ‘도거’는 고요한 마음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본다. 불교에서 ‘도거’와 ‘혼침’은 수행자들도 특히 경계해야 하는 마음의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트라우마’는 그 증상이 마음뿐만 아니라 몸에도 나타난다.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교에서도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상호작용한다는 생각을 보인다. 특히 유식학은 이 현상을 ‘알라야식 연기설’에 의해 설명하고 있다. 이 이론은 ‘현행훈종자(現⾏熏種⼦)’, ‘종자생종자(種⼦⽣種⼦)’, ‘종자생현행(種⼦⽣現⾏)’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행훈종자’는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할 때 그것은 표층의 마음[안・이・비・ 설・신・의식]이 작용하는 것이고, 그 결과가 마음 깊은 곳의 알라야식에 ‘종자’로 저장된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종자생종자’는 알라야식 속에서 저장되어 있던 ‘종자’가 알라야식 속에서 외부의 자극에 반응할 가능성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종자생현행’은 외부에서 자극이 생겨날 때 알라야식에 있던 ‘종자’는 표층의 마음에 싹을 틔워 현현되는 현상을 표현하고 있다(橫⼭紘⼀, 2019).

이 ‘알라야식 연기설’에 의해 ‘트라우마’ 경험을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어릴 때 놀이기구를 타다가 다친 경험이 있는 경우, 그 경험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알라야식에 ‘종자’의 형태로 저장된다[현행훈종자]. 이 경험은 ‘트라우마’로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이후 비슷한 놀이기구를 보면 저장되어 있던 경험[종자생종자]이 기억으로 떠올라 불안한 감정이 생기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결국 놀이기구 타는 것을 거부하게 되는 현상[종자생현행]이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우리 인간의 생각, 행동, 언어의 작용이 마음에 ‘종자’로 저장되어 인연에 따라 또 다른 마음의 작용 또는 행동으로 현현(顯現)되듯이, ‘트라우마’는 마음에 ‘번뇌종자’로 저장되어 있다가 비슷한 상황에 노출되면 마음에 다시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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